A2에서 이름만 짚었던 Kyber에 검색이 붙었다

앞서 A2 엔비디아 로드맵에서 차세대 랙 시스템으로 이름만 짚고 넘어갔던 Kyber(카이버)에, 그 뒤 이 사이트로 들어온 검색어 중 'kyber rack delay'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그 검색에 답합니다 — 'Kyber 지연'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패키지 밖 랙 레벨에서 어떤 제조 병목이 문제가 됐는지, 그리고 공식 발표와 비공식 리서치 보도의 경계가 어디인지 차례로 짚어 봅니다.

Kyber란 무엇인가 — 랙을 다시 설계하다

엔비디아는 2024년 블랙웰부터 NVL72(한 랙에 GPU 패키지 72개) 같은 랙 단위 시스템 공급을 본격화했습니다(HGX B200·B300 같은 8GPU 보드 제품도 병행 — 공식 제품 페이지). 랙 안의 GPU들은 NVLink라는 전용 고속 연결로 하나의 거대한 가속기처럼 묶이는데, 이 '한 번에 묶이는 GPU 수(스케일업 도메인)'가 클수록 대형 모델의 학습·추론 효율이 올라간다는 것이 엔비디아의 논리입니다. 현행 랙 설계의 이름이 오베론(Oberon)이고(엔비디아 공식 명칭), 2026년 하반기 출하되는 베라 루빈 NVL72는 오베론 계열의 랙 규격을 이어가면서 내부 설계를 개선합니다 — 공식 OCP 블로그 기준으로 45°C 액체냉각, 액체냉각 버스바, 에너지 저장 20배 등입니다. Kyber는 그 다음 랙입니다. 엔비디아가 2025년 3월 GTC에서 처음 공개했을 때의 수치는 — 액체냉각, 랙당 600kW, 부품 250만 개, 루빈 울트라 탑재, 2027년 하반기 — 였고, 젠슨 황은 "이런 전환은 몇 년의 계획이 필요하니 지금 로드맵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DCD 보도). 2026년 3월 GTC에서는 실물 프로토타입을 들고 나왔습니다. CNBC 보도 기준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컴퓨트 트레이를 수평이 아니라 수직으로 세워 밀도를 높이고 지연을 줄이는 것, 그리고 이 설계가 베라 루빈 울트라(2027년 출하 예정)에 적용된다는 것. 엔비디아 공식 기술 블로그(3/16)는 Kyber가 "랙당 NVLink 도메인을 두 배로 늘려 144개 GPU"를 담고, 베라 루빈 울트라와 함께 단독 NVL144 시스템으로 먼저 도입되며, 같은 방식의 직접 광연결로 "NVL1152 슈퍼컴퓨터"로 확장되어 차차세대 파인만(Feynman)의 극한 스케일업 기반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구조는 2025년 10월 OCP 서밋 공식 블로그가 가장 구체적입니다 — Kyber는 오베론의 후속으로, 컴퓨트 블레이드를 "책꽂이의 책처럼" 수직으로 세워 섀시당 최대 18개를 넣고, 전용 NVLink 스위치 블레이드를 케이블 없는 미드플레인으로 후면에 통합합니다.

무엇이 다른가 — 케이블 중심 연결에서 PCB로, 랙 전력 공급은 800VDC로

오베론과 Kyber의 차이는 세 층위입니다(공식·보도 종합). 첫째, 연결. 오베론 NVL72는 GPU 트레이와 NVLink 스위치 트레이를 케이블 카트리지로 잇습니다. Kyber는 수직으로 배치한 컴퓨트 블레이드와 후면 NVLink 스위치 블레이드를 PCB 미드플레인으로 연결합니다 — 엔비디아 공식 표현으로 "중앙의 인쇄회로기판 미드플레인이 기존의 케이블 기반 연결을 대체"하며, 보도에서는 '직교 백플레인(orthogonal backplane)'으로도 불립니다. 핵심은 케이블 중심의 랙 내부 연결을 보드와 커넥터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고, NVLink 자체는 구리입니다(공식·보도). 젠슨 황이 3월 무대에서 회색 보드를 들어 보인 것이 이것입니다. 둘째, 전력. Kyber는 엔비디아가 2025년 5월 공식화한 800V 직류 배전의 첫 풀스케일 적용 대상입니다(발표 당시 2027년 목표). 같은 전력을 800V로 보내면 현행 54V 대비 배전 구간 전류가 약 15분의 1로 줄고(산술), 엔비디아는 415VAC 대비 배전 구리 45% 절감을 기대 효과로 제시했습니다 — 랙 전력이 수백 kW로 가면 랙까지의 배전을 저전압으로 할 때 전류·구리량·설치 공간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 전환의 배경입니다. 다만 이는 랙까지의 공급 구간 이야기입니다 — 공식 전력 구성도(그림 3)는 랙에 들어온 800V를 랙 내부에서 54V/12V로, 이어 칩 구동 전압으로 낮추는 단계를 보여주므로 54V가 시스템 전체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관련 도표 보기
오베론 NVL72와 Kyber NVL144 개념 비교 — 오베론은 수평 컴퓨트 트레이를 케이블 카트리지로 NVLink 스위치 트레이와 연결, Kyber는 수직 컴퓨트 블레이드를 케이블 없는 PCB 미드플레인으로 후면 NVLink 스위치 블레이드와 연결. 아래는 NVL 명명 대조표(2025 다이 기준 vs 2026 패키지 기준)
오베론 vs Kyber 개념도와 NVL 명명 대조 (ALBAKNOW 자체 제작 — 엔비디아 공식 블로그 기준 개념도, 블레이드 수·배치는 상징적 표현)

명명법 — NVL72·144·576·1152는 무엇을 세나

독자가 가장 헷갈리는 지점입니다. 2025년 GTC 자료는 GPU 다이 수로 세어 루빈을 'NVL144', 루빈 울트라를 'NVL576'(패키지 144개 × 4다이)이라 불렀습니다. 2026년 공식 자료는 패키지 수로 되돌려 베라 루빈을 'NVL72', Kyber를 'NVL144'(패키지 144개)로 부릅니다. 즉 2025년의 'Rubin Ultra NVL576'은 당시 Kyber 단일 랙 구상의 표기이고, 2026년에는 Kyber 단일 랙을 NVL144로, 8개의 MGX NVL72 랙을 구리와 직접 광연결로 묶은 시스템을 NVL576으로, Kyber 8랙 묶음을 NVL1152로 구분합니다(엔비디아 공식 블로그·톰스 7/6 "144 Rubin Ultra packages, double the 72 packages"). 다만 이 명칭 대응을 하드웨어 사양이 그대로 유지됐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 뒤에서 보듯 전시품 구성은 달라졌다는 관찰이 있습니다.

2026년 7월, 지연 보도 — 무엇이 '어렵다'는 것인가

7월 5일 리서치사 세미애널리시스가 X에 올린 스레드가 발단입니다. CNBC·톰스 하드웨어가 7월 6일 전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첫째, Kyber NVL144가 2028년으로 12개월 이상 지연 — 원문: "Kyber NVL144 rack architecture has been delayed to 2028 as the PCB midplane remains challenging from a manufacturability standpoint." 미드플레인 PCB의 제조성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톰스 하드웨어는 출처와 측정 조건을 밝히지 않은 '업계 분석(trade analyses)'을 소개하며 이 보드를 78층·약 1m²급의 대면적 고다층 PCB로 묘사했습니다 — 기사에 실렸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지 실제 설계 사양이 확인된 것은 아니므로 미확인 추정으로 읽어야 합니다. 톰스가 전한 원리는 층수가 늘수록 구리 배선의 신호 무결성·전력 전달·열 설계가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둘째, NVL72x2 취소 — 오베론 랙 두 개를 등지고 붙여 Kyber급 밀도를 내려던 임시안은 "CSP·하이퍼스케일러의 강한 반발(운영 부담·기이한 설계)"로 폐기됐다고 합니다. 셋째, 세미애널리시스는 NVL576(MGX NVL72 8랙)의 일정과 공급 규모에도 우려를 제기했고, 양산급 CPO NVSwitch를 파인만 세대 이전으로 보지 않습니다(톰스). 다만 엔비디아가 공식 설명한 NVL576의 '구리와 직접 광연결'은 구현 방식을 CPO로 특정하지 않으므로, 직접 광연결과 CPO NVSwitch의 양산 전망은 구분해서 읽어야 합니다. 세미애널리시스의 평가는 2027년 루빈 울트라의 스케일업 도메인을 넓힐 "검증된 해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 2027년 최대 단일 도메인이 오베론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공식 정보를 하나 덧붙여야 합니다: 엔비디아는 GB200 기반으로 실제 작동하는 다중 랙 NVL576 시제품 Polyphe를 공개했습니다(공식 블로그). 시제품의 작동과 루빈 울트라 시스템의 양산·고객 공급 준비는 별개이지만, 작동 시연조차 없는 상태는 아닙니다. 그리고 2026년 루빈(오베론 계열 랙)은 이 보도와 무관합니다(톰스 명시). 같은 리서치사가 일주일 앞서(6/30) 루빈 울트라 GPU의 4다이→2다이 축소도 보도했습니다(A9 참조). 두 보도가 같은 곳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공통 원인의 검증은 아니므로, 각각 별개의 비공식 보도로 읽는 것이 맞습니다.

엔비디아의 답변 — "로드맵은 그대로"

엔비디아는 같은 날 짧게 답했습니다. 톰스 하드웨어에 보낸 대변인 답변은 "Our roadmap is intact." 한 문장이었고, 추가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7/6 오후 업데이트). 톰스는 이 답변이 원래 일정을 가리키는지, 이미 조정된 새 로드맵을 가리키는지 불분명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주가는 당일 약 1% 올랐고(CNBC), 업계 관계자들은 엔비디아가 과거 블랙웰 지연설 때도 벤더와 협력해 넘긴 전례를 들어 장기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CNBC 인용). 정리하면 — 7월 6일 회사는 "Our roadmap is intact"라고 답했지만 개별 사양과 출하 일정에 대한 추가 설명은 하지 않았고, 리서치 보도와 회사 답변이 맞선 상태입니다. 결과는 2027년 실제 출하로 판가름납니다. 참고로 GTC 2026 현장을 기록한 독립 전문가 블로그는 2026년 전시된 Kyber 실물이 2025년 프로토타입과 구성이 달라 보였다(랙당 섀시 수·트레이 밀도 등)는 관찰을 남겼는데, 이는 개인 관찰이고 엔비디아가 사양을 재공표하지 않았으므로 참고 수준입니다.

왜 '랙'이 반도체 뉴스인가 — 세 공급망이 만나는 자리

Kyber는 GPU 이야기가 아니라 GPU를 둘러싼 세 공급망의 이야기입니다. 첫째 패키징(A9) — 패키지 하나에 넣을 수 있는 다이·HBM의 상한이 랙 스케일업의 출발점. 둘째 보드·기판 — 랙 연결용 대면적 고다층 PCB와 그 재료인 저손실 동박적층판(CCL)(사양은 보도상 추정), 그리고 GPU 패키지용 ABF 기판(TSMC가 병목으로 언급, A9) — 쓰이는 자리가 다릅니다. 셋째 전력·광 — 800VDC 전력 변환 모듈(A8)과 랙 간 광연결(다음 글). 국내 산업의 접점은 이 셋 모두에 있습니다 — HBM(패키지), 고다층 PCB와 기판 소재, 전력 변환 부품, 광부품 — 다만 이는 품목 수준의 일반론이고, 개별 기업의 Kyber향 진입·수주는 공시·공식 발표 기준으로만 확인해야 합니다.

편집자 판단 — 제조 과제는 칩 밖으로 넓어졌다

제 판단으로는 이번 논쟁은 AI 하드웨어의 제조 과제를 칩과 패키지뿐 아니라 랙 내부 연결, 전력 공급, 냉각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다만 공개 자료만으로 Kyber의 실제 제조 수율이나 일정 변경의 원인을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 지연은 리서치 보도이고, PCB 사양은 미확인 추정이며, 회사는 로드맵이 그대로라고 답했습니다. 확실한 것은 구리 기반 랙 내부 연결의 제조 난이도가 커질수록 랙 간 광 스케일업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는 방향뿐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랙 간 광연결과 CPO가 각각 어디에 적용되는지 구분해서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