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입 지원에서 산출 지원으로
B1(K-칩스법)이 '공장을 지을 때(투자)'를, B3가 '기술을 개발할 때(R&D)'를 다뤘다면, 이번 정부안은 투입이 아니라 산출에 직접 붙는 세제입니다. 장비를 사고 연구비를 쓰는 단계를 지나, 적격품목을 실제로 만들어 판매했을 때 비로소 깎아 주는 세 번째 기둥이 들어섭니다.
지금 어디까지 왔나 — 정부안, 국회 심사 전
위치부터 잡겠습니다. 재정경제부는 2026년 8월 3일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며 조세특례제한법에 국내생산 세액공제 신설(제29조)을 담았고, 이 내용을 담은 정부 조특법 개정안(의안번호 2221039)은 9월 3일 국회에 제출돼 9월 4일 소관 상임위인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회부됐습니다(정부입법 진행현황 기준 — 통과 전). 의원 발의안(미래형 이동수단 포함 확대안 등)과 함께 심사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습니다(8월 말, 정부안 제출 전 보도). 즉 이 글이 다루는 수치는 정부안 기준이며 국회 심사에서 바뀔 수 있고, 대상 품목과 품목별 기준공제금액 같은 핵심 세부는 법 통과 후 시행령에서 확정됩니다.
무엇이 새로운가 — '투자'가 아니라 '생산'에 붙는다
기존 반도체 세제의 두 축은 이렇습니다. 시설 투자에 붙는 통합투자세액공제(국가전략기술 우대율 — B1 참조), 연구개발비에 붙는 R&D 세액공제(반도체 R&D 일몰 2031년 말·기타 국가전략기술 2029년 말 — 조특법 제10조). 국내생산 세액공제는 세 번째 방식입니다 — 생산·판매 실적을 기준으로 공제하는 구조로, 조세특례제한법 제29조 신설안으로 담겼습니다(정부 상세본 기준). 생산량 연동형 공제의 원조 격인 미국 IRA §45X(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의 방식을 차용한 설계인데, 짚어 둘 차이가 있습니다 — 미국 §45X의 대상은 태양광·풍력 부품·배터리·인버터·핵심광물이고, 반도체는 §45X가 아니라 칩스법 계열의 투자세액공제 §48D로 지원됩니다(2025년 말까지 가동 개시분 25%, 그 이후 가동 개시분 35% — IRS 안내 기준). 미국 §45X와 달리 생산 연동형 공제의 대상에 반도체 분야를 포함한 것이 한국 정부안의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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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안의 골격 — 요건·산정식·한도
정부안의 골격은 이렇습니다(재정경제부 세제개편안 상세본 원문 기준). 대상: 6대 분야에서 ①전략적 중요성 ②유망성(현재 수익성은 부족하나 경쟁력 유지·발전 필요) ③필요성(취약한 국내 생산기반)을 모두 충족해 시행령으로 선정되는 적격품목 — 분야에 든다고 자동 지원이 아니라 품목 단위 선정 구조입니다. 국내생산 요건: 핵심공정을 국내에서 수행하고 적격 생산비용 중 국내지출 비중이 일정 비율 이상일 것 + 생산에 직접 사용된 사업용 유형자산이 통합투자세액공제를 받지 않았을 것. 국내판매 요건: 공급장소가 국내일 것(공급받은 품목이 수출되는 경우 등은 제외 — 세부는 대통령령), 생산된 과세연도 또는 다음 과세연도에 판매될 것, 특수관계인 거래 시 사업목적 확인 서류 제출, 중고품이 아닐 것. 공제액: 기준공제금액(생산비용·판매가격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규정) × 지방우대계수 — 수도권 1.0 / 비수도권 광역시 등·수도권 우대지역 1.1 / 기타 비수도권·비수도권 광역시 등 우대지역 1.3 / 기타 비수도권 우대지역 1.5(세부 지역 구분은 대통령령). 공제 한도: ①해당 과세연도 적격 생산비용의 50%와 ②적격품목 생산에 직접 사용된 유형자산 투자누계액의 50%에서 직전 과세연도까지 받은 국내생산 공제액을 뺀 금액 — 둘 중 작은 금액입니다. 기간: 2027년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과세연도의 생산·판매분부터 적용, 공제기간 마지막 3년(2034~36)은 75%→50%→25%로 점감 후 2036년 12월 31일 일몰. 지역 제한(별도 조항):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생산분은 적용에서 배제됩니다.
반도체 기업에는 무엇이 달라지나
먼저 선을 그어 둘 것 — 반도체 분야가 지원 범위에 포함됐지만, 실제 혜택은 시행령에서 선정되는 적격품목과 생산·판매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정됩니다. 그 전제 위에서 구조의 의미를 읽으면: 투자 공제가 팹을 지을 때의 투자액에 붙는다면, 생산 공제는 가동 이후의 적격 생산·판매 실적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다만 연간 생산비용과 누적 시설투자액에 연동된 한도가 있어, 생산을 계속한다고 공제가 무제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별 우대계수는 지방 생산에 유리하게 설계돼 있고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생산분은 아예 배제되므로, 메가특구법 논의(B7)와 맞물리는 지방 신규 거점 구상과 정책 방향이 겹칩니다 — 다만 개별 사업장의 적용 계수와 실제 공제액은 세부 지역 지정, 품목, 공제 한도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열린 변수도 그대로 적어 둡니다. '핵심공정'과 '국내지출 비중'의 정의, 품목별 기준공제금액 수준이 모두 시행령 몫이라 실효 혜택 규모는 아직 계산할 수 없습니다. 수출 관련해서는 정부안이 이미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 국내 공급 요건과 함께 공급받은 품목이 수출되는 경우 등을 제외한다고 명시하되, 제외 범위와 판정 방식은 대통령령에 위임했습니다. 국내 반도체 매출의 상당수가 해외로 향하는 구조에서 구매확인서 거래나 국내 가공 후 수출되는 중간재의 취급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는 후속 규정에서 확인할 지점입니다(정부안·확정 전).
투자공제와의 관계 — 정산을 동반한 전환
이 제도만 따로 보면 안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현행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세액공제(K-칩스법의 핵심)는 2029년 12월 31일까지의 투자분에 적용됩니다 — 반도체 분야 시설의 별도 우대 조항도 같은 기한입니다(조특법 제24조 원문 확인 — 일부 보도의 '올해 말 일몰' 표현은 원문과 다릅니다). 개편안은 여기에 국가전략기술 범위 개편(수소→미래형 에너지, SMR·MMR 추가)도 담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정부안의 관전 포인트는 일몰 시계가 아니라 기존 투자공제와 신설 생산공제 사이의 적용 대상·중복 제한·전환 조건입니다. 전환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 2026년 12월 31일 이전에 통합투자세액공제를 받은 유형자산으로 적격품목을 생산하는 내국인은(부과제척기간 경과 전인 경우) 투자공제를 취소하는 수정신고를 하고 공제액 상당액과 이자상당액을 납부해야 생산공제를 선택할 수 있고, 이때 과소신고·납부지연가산세는 면제됩니다(§29의2 신설안). 단순한 '골라 받기'가 아니라 정산을 동반한 전환입니다.
실무 체크 — 통과 전에 준비할 것
정부안 단계에서 확인해 둘 것은 네 가지입니다.
- 추적 경로: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서 조특법 개정안(정부 제출안) 심사 경과를, 통과 후에는 시행령 입법예고(재정경제부·국민참여입법센터)에서 품목·기준공제금액을 확인하세요. 이 글도 통과·시행령 확정 시 원문 기준으로 업데이트합니다
- 자사 물량의 요건 대입은 지금부터: 핵심공정의 국내 수행 범위, 생산비용의 국내지출 비중, 판매 구조(국내 공급 vs 수출)를 미리 정리해 두면 시행령이 나왔을 때 적용 가능성을 빠르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 투자공제와의 전환 계산: 생산공제를 받으려면 해당 유형자산이 투자공제를 받지 않았어야 하고, 이미 받은 경우엔 취소 수정신고와 공제액·이자상당액 납부가 따릅니다(정부안).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투자 시점·생산량·공제 한도(생산비용 50%·투자누계액 50% 기준)를 함께 넣어 시뮬레이션할 문제입니다 — 확정 전이므로 수치 가정은 보수적으로
- 정부안의 실무 장치도 미리 확인: 과세표준 신고 시 세액공제 신청서 제출, 생산비용·생산·판매량 입증자료를 공제기간 경과 후 10년까지 보관·제출 의무, 최저한세 적용과 미공제액 10년 이월공제, 창업중소기업 감면 등 세액감면과의 중복 배제 — 모두 정부안에 담긴 내용입니다
정리 — 기준은 통과된 법령이다
면책 조항: 본 글은 정부 세제개편안(2026-08-03 발표)과 정부입법 진행현황, 공개 보도를 기준으로 신설 제도의 구조를 정리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입니다. 법안은 국회 심사에서 변경될 수 있고 품목·공제액 등 핵심 세부는 시행령으로 확정되므로, 개별 기업의 적용 여부·유불리 판단은 확정 법령과 세무 전문가 검토를 기준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